카카오 카나나, 세미나에서 오픈소스까지 100일
카카오가 4월 학계 세미나에서 7월 경량 모델 오픈소스 공개에 이르기까지, 카나나가 지나온 경로를 보도 기록으로 되짚는다.
사이재 · 작성 2026-08-02 · 최종확인 2026-08-02
7월 28일 카카오가 경량 언어모델 네 종을 오픈소스로 풀었다. 그날 하루만 보면 신제품 발표다. 그런데 우리 아카이브에는 그 앞의 석 달이 함께 남아 있다. 4월의 학계 세미나, 7월 중순의 정부 사업 출사표, 그리고 같은 주에 갈라진 네이버와의 노선까지 이어 붙이면 다른 그림이 나온다. 이 글은 새 소식을 전하려는 게 아니다. 이미 지나간 기록을 순서대로 놓았을 때 무엇이 보이는지 정리한 것이다.
연표
| 날짜 | 사건 |
|---|---|
| 04-15 | 카카오·학계 협력 프로그램 '카나나 스칼라' 1회 세미나 (카카오 캠프 강남) |
| 07-14 | 정부 '모두의 AI' 공모에 카카오 참여 확정 |
| 07-27 | 네이버는 인프라, 카카오는 생활형 서비스로 노선 분화 |
| 07-28 | 카나나-2 경량 모델 4종 오픈소스 공개 |
| 07-29 | 2분기 실적 전망 발표. AI 수익화가 하반기 변수로 지목 |
4월: 밖에서 지식을 끌어오는 것부터
시작은 제품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4월 15일 이른 아침 카카오 캠프 강남에서 열린 '카나나 스칼라' 1회 세미나에는 KAIST 신진우·이주호·김승룡 교수를 포함해 국내 대학의 AI·컴퓨팅 분야 연구자 일곱 명이 모였다. 자사 인력만으로 모델을 만들겠다는 그림이 아니라, 학계와 접점을 상설로 만들어두겠다는 선택이다. 이 시점에 공개된 결과물은 없었다.
7월: 두 갈래가 같은 주에 정해졌다
석 달 뒤 두 건이 며칠 사이로 붙어서 일어난다. 7월 14일 카카오는 국민 누구나 이용량 제한 없이 쓰는 국산 AI를 만드는 정부 '모두의 AI' 공모에 참여를 확정했다. 내세운 근거는 모델 성능이 아니라 카카오톡이었다. 5천만 명의 일상을 연결해온 운영 경험을 생활 밀착형 서비스로 잇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7월 27일, 네이버가 엔비디아로부터 10억 달러 지분 투자를 받고 브룩필드와 최대 9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조달 협상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나왔다. 같은 기사가 두 회사를 나란히 놓는다. 네이버는 컴퓨팅 자원을 파는 쪽으로, 카카오는 그 위에서 도는 서비스 쪽으로 갔다. 모바일 시대에 같은 시장에서 겨루던 두 회사가 AI에서는 아예 다른 판에 선 셈이다.
7월 28일: 노선이 코드로 나왔다
공개된 카나나-2는 1.3B와 3B 두 크기에 각각 일반형과 인스트럭트형을 더한 네 종이다. 기존 카나나의 매개변수가 300억 개였으니, 스무 배 이상 줄인 셈이다. 방향은 분명하다. 서버가 아니라 손에 들린 기기에서 도는 모델이다.
줄이면서 성능을 지킨 방법도 공개됐다. 자체 개발한 한국어 특화 토크나이저로 텍스트 처리 효율을 30% 이상 끌어올렸고, 슬라이딩 윈도우 어텐션 구조를 넣어 약 2만 4천 단어 길이의 긴 대화에서 메모리 사용량을 최대 72.7%까지 줄였다. 토크나이저는 문장을 어떤 단위로 쪼갤지 정하는 부품인데, 한국어에 맞출수록 같은 문장을 더 적은 조각으로 처리하므로 속도와 비용이 함께 내려간다. 한국어를 다루는 회사가 손댈 이유가 분명한 지점이다.
회사가 내세운 성능 근거는 동급 비교다. 함께 개발한 더 작은 0.9B 인스트럭트 모델이 대화·지식·코드· 수학·지시이행·툴 호출 항목에서 큐웬(Qwen), 젬마(Gemma) 같은 비슷한 크기의 글로벌 모델과 견줄 만한 결과를 냈다는 설명이다. 자사 발표라는 점은 감안해야 하지만, 비교 대상을 국내가 아니라 해외 오픈소스 모델로 잡았다는 것 자체가 이 모델을 어디에 놓고 겨루려는지 말해 준다.
배포 조건도 눈여겨볼 만하다. 상업적 이용까지 허용하는 '카나나 오픈 라이센스'로 풀었다. 개발자·스타트업·연구기관이 별도 제약 없이 가져다 쓸 수 있다. 모델 개발 책임자인 노병석 유니파이드 파운데이션 모델 성과리더는 공개 시점에 이렇게 말했다.
에이전틱 AI 시대를 준비하며 클라우드의 대규모 AI와 온디바이스 경량 AI 모두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다
두 갈래를 다 쥐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런데 실제로 쌓인 쪽은 작은 모델이다. 카나나 인 카카오톡, 대화·통화 요약, AI 국민비서 같은 이미 돌고 있는 서비스에 경량 모델이 들어가 있다는 설명이 함께 나왔다. 4월에 사람을 모으고, 7월에 그 결과를 무료로 푸는 순서였다.
다음에 확인할 것
7월 29일 나온 2분기 전망은 이 흐름에 물음표를 하나 남긴다. 네이버는 커머스·핀테크 호조로 매출 3조 3,686억 원(전년 대비 15.6% 증가)이 예상된 반면, 카카오는 콘텐츠 사업 부진과 계열사 재편으로 매출 증가세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가가 카카오의 하반기 핵심 변수로 꼽은 것은 AI 에이전트의 성과다.
정리하면 카카오는 석 달 사이에 모델을 작게 만들어 무료로 풀고, 그 위에서 서비스로 돈을 버는 구조를 택했다. 모델 자체를 파는 길도, 인프라를 파는 길도 아니다. 그래서 이 노선의 성패는 카나나-2의 벤치마크 점수가 아니라 카카오톡 안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그 기능을 쓰느냐에서 갈린다.
앞으로 이 연표에 이어 붙일 지점은 세 가지다. 8월 11일 마감인 '모두의 AI' 공모의 결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나올 AI 관련 비용과 매출의 실제 숫자, 그리고 오픈소스로 푼 모델을 외부 개발자들이 실제로 채택하는지 여부다. 셋 다 확인되는 대로 이 글에 이어 기록한다.
출처
- 01카나나 스칼라 1회 세미나 현장 스케치 (카카오 테크) · 2026-04-22
- 02'모두의 AI' 사업에 카카오·이통사·스타트업 잇달아 출사표 (AI타임스) · 2026-07-14
- 03AI 인프라 공급자로 나선 네이버…생활형 서비스 집중하는 카카오 (이데일리) · 2026-07-27
- 04더 작고 강해진 Kanana SLM 개발 (카카오 테크) · 2026-07-28
- 05카카오, '카나나' 경량 언어모델 4종 오픈소스 공개 (지디넷코리아) · 2026-07-28
- 06네카오, 2분기 실적 전망 엇갈려…AI 수익화 시험대 (연합뉴스) · 2026-07-29